해외주식 손익통산, 국내주식 손실과 합칠 수 있을까

12월이 다가오면 증권 계좌를 열어놓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분들이 많아집니다. 미국 주식에서 수익이 꽤 났는데, 물려 있는 종목을 지금 정리하면 세금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계좌를 보면 손실은 국내 주식에 있고 수익은 해외 주식에 있습니다. 이 둘을 합칠 수 있느냐가 실제로 내는 세금을 수십만 원 단위로 바꿉니다.

해외주식 손익통산, 먼저 같은 해 안에서만 됩니다

손익통산은 말 그대로 이익과 손실을 합쳐서 순이익만 남기는 계산입니다. A 종목에서 1,000만 원을 벌고 B 종목에서 800만 원을 잃었다면, 세금은 1,000만 원이 아니라 200만 원을 기준으로 매깁니다.

여기서 첫 번째 제약이 붙습니다. 합칠 수 있는 것은 같은 과세기간에 실제로 판 것뿐입니다. 과세기간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입니다. 아직 팔지 않고 계좌에 들고 있는 종목은 아무리 크게 물려 있어도 계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평가손실은 세법상 손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제약은 더 아픕니다. 올해 손실이 이익보다 커서 순손실이 났더라도, 그 손실을 내년으로 넘겨 쓸 수 없습니다. 사업소득이나 부동산에는 결손금 이월공제가 있지만 주식 양도소득에는 없습니다. 올해 크게 손실을 확정해두고 내년 수익에서 빼겠다는 계획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손익통산은 이익이 이미 확정된 해에, 그해 안에 손실을 정리해야만 의미가 생깁니다.

국내주식 손실과 합칠 수 있을까

가장 많이 헷갈리는 지점입니다. 2020년 1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 국내주식과 국외주식의 손익통산이 허용됐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다 되는 것처럼 읽힙니다.

그런데 조건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통산이 되는 국내주식은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인 국내주식뿐입니다. 애초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거래는 손실도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보유 형태양도세 과세대상해외주식과 통산
증권시장에서 사고판 국내 상장주식 (소액주주)아니오불가
대주주가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예가능
장외에서 거래한 국내 상장주식예가능
비상장주식 (대주주·소액주주 무관)예가능
해외 상장주식예가능

표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보통의 개인 투자자가 HTS에서 삼성전자를 사고팔아 생긴 손실은 해외주식 이익과 합칠 수 없습니다. 그 거래 자체가 양도소득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주주 기준은 2024년 1월 1일 이후 코스피 지분 1% 또는 50억 원, 코스닥 2% 또는 50억 원, 비상장 4% 또는 10억 원입니다.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손익통산의 무대는 해외주식끼리입니다. 미국·중국·일본 등 어느 나라 주식이든 국외주식이면 서로 합쳐집니다.

국내 상장된 해외 ETF는 통산 대상이 아닙니다

여기서 한 번 더 걸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국내 증권사 앱에서 산 미국 지수 ETF는 이름에 미국이 들어가 있어도 국내에 상장된 상품입니다. 이 상품의 매매차익은 양도소득이 아니라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15.4%가 원천징수됩니다.

과세 항목 자체가 다르니 해외주식 양도차익과 합칠 수 없습니다. 국내 상장 해외 ETF에서 손실이 났고 직접 산 미국 개별주에서 이익이 났다면, 둘은 각자의 방으로 갑니다.

구분세금 종류세율손익통산
해외 증권사·해외 상장 ETF·미국 개별주양도소득세22% (지방세 포함)서로 통산 가능
국내 상장 해외지수 ETF배당소득세15.4%양도소득과 통산 불가
연금저축·IRP 안에서 산 ETF연금소득세 등인출 시 3.3~5.5%계좌 안에서만 상계

배당소득과 양도소득의 경계는 계좌 종류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관련해서는 환테크 세금, 외화예금 환차익은 비과세인데 달러 ETF는 다릅니다에서 통화 상품 기준으로 정리해두었습니다.

해외주식-손익-계산
매도 주문을 넣기 전에 그해 실현한 손익을 한 번 합산해 보시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250만원 공제는 국내·해외 합쳐서 한 번입니다

양도소득 기본공제 250만 원을 해외주식에서 한 번, 국내주식에서 한 번 받는 것으로 아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주식등 양도소득은 하나의 묶음이라 연간 250만 원을 한 번만 뺍니다.

계산 순서는 이렇습니다.

  1. 그해 판 과세대상 주식의 이익과 손실을 모두 더한다
  2. 그 순이익에서 250만 원을 뺀다
  3. 남은 금액에 22%를 곱한다

순이익이 250만 원 이하라면 세금은 0원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신고 의무 자체는 남습니다. 세금이 안 나온다고 신고를 건너뛰면 나중에 무신고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외주식에서 1,200만 원 이익, 다른 해외 종목에서 400만 원 손실이 확정됐다면 순이익은 800만 원입니다. 여기서 250만 원을 빼면 550만 원, 여기에 22%를 곱하면 121만 원이 됩니다. 만약 400만 원 손실을 확정하지 않고 그냥 들고 있었다면 1,200만 원에서 250만 원을 뺀 950만 원에 22%, 즉 209만 원이 나옵니다. 매도 한 번의 차이가 88만 원입니다.

12월에 파는 사람이 놓치는 결제일 기준

손실을 확정하려고 12월 마지막 주에 매도 버튼을 눌렀는데, 정작 그 거래가 다음 해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양도 시점을 주문 체결일이 아니라 결제일로 보기 때문입니다.

미국 주식은 통상 체결 후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 뒤에 결제되고, 여기에 한국과의 시차와 양국 휴장일이 겹칩니다. 시장별로 결제 주기가 다르기도 합니다. 12월 마지막 며칠에 매도하면 결제일이 1월로 밀려 올해 손익에 잡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해마다 12월 중순쯤 “양도소득세 정산 반영 마지막 매도일”을 공지합니다. 손실 확정 매도를 계획한다면 그 날짜를 확인하고 최소 며칠 여유를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환율도 변수입니다. 양도차익은 매수·매도 시점의 기준환율로 원화 환산해 계산합니다. 달러 기준으로는 손해인데 원화로는 이익이 나서 세금이 붙는 상황이 실제로 생깁니다. 이 구조는 미국주식 양도소득세 환차익, 달러로 손해인데 세금이 나오는 이유에서 사례로 풀어두었습니다.

신고는 언제, 안 하면 어떻게 되나

해외주식 세금 신고 기간은 언제인가요

양도한 해의 다음 해 5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확정신고를 합니다. 홈택스에서 직접 하거나 관할 세무서에 제출합니다. 증권사들이 무료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니 4월 중 안내를 확인해두면 편합니다. 국세청 홈택스에서 신고 서식과 안내 자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250만원 미만이면 신고를 안 해도 되나요

낼 세금이 없는 것과 신고 의무가 없는 것은 다릅니다. 기본공제로 세액이 0원이 되더라도 양도소득이 발생했다면 신고 대상입니다. 실무상 세액이 0원이면 가산세도 산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여러 증권사에 계좌가 흩어져 있어 합산하면 250만 원을 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신고를 안 하면 얼마가 더 붙나요

무신고 가산세가 산출세액의 20%(부정한 방법이면 40%) 붙고, 납부하지 않은 기간만큼 납부지연 가산세가 하루 단위로 더해집니다. 해외 계좌 거래 내역은 국가 간 금융정보 교환으로 국세청에 전달되므로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확인됩니다. 기한이 지났다면 기한후신고로 가산세를 줄이는 쪽이 낫습니다.

팔았다가 바로 다시 사도 손실이 인정되나요

국내 세법에는 미국의 워시세일 규정처럼 재매수를 막는 조항이 없습니다. 손실을 확정한 뒤 같은 종목을 다시 사도 그 손실은 통산에 들어갑니다. 다만 매도와 매수 사이에 가격이 움직이는 위험, 그리고 거래 수수료와 환전 비용은 그대로 부담해야 합니다. 절세 금액이 그 비용보다 큰지 먼저 계산해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지금 계좌에서 확인할 것

해외주식 손익통산은 해외주식끼리는 자유롭게, 국내주식과는 과세대상인 경우에만 됩니다. 증권시장에서 사고판 국내 상장주식 손실은 아무리 커도 해외주식 이익을 깎아주지 못합니다. 국내 상장 해외 ETF도 과세 항목이 달라 통산 대상이 아닙니다.

올해 해외주식에서 이익이 확정돼 있다면, 계좌에 남은 손실 종목을 12월 결제일 마감 전에 정리할지 지금 계산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순이익에서 250만 원을 빼고 22%를 곱한 금액이 실제로 나갈 돈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 또는 금융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세법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신고 전 국세청 자료나 세무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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